1. 브렉시트, 그 후 영국은?
설 명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입니다. 여러분은 송년 음악 하면 어떤 곡이 떠오르나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울려 퍼 지는 송년 음악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합창>의 4악장 ‘환희의 송가’는 유럽연합(EU) 의 공식 찬가이기도 합니다. ‘환희의 송가’ 가사를 한 줄로 요약하면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리라’입니다. EU의 공 식 찬가는 가사 없이 악기로만 연주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각 회원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불리기도 합니다. 라틴어 가사에는 ‘다양성 속의 연대는 세계 평화에 기여하리라. 그리하여 유럽은 번성하리라’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EU는 평화와 번영을 위한 유럽 건설을 구체화했다는 공로로 201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런데 1956년 6개국으로 시작해 28개국까지 그 규모가 계속 확대되기만 했던 EU 가 60년 만에 처음으로 축소되는 역사적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EU의 핵심 회원국이 던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Brexit)가 일어난 것입니다.
1) 1973년 영국이 EU의 전신인 유럽공동체(European Community, EC)에 합류한 지 47년 만의 일로, 이로써 영국은 회원국 최초로 EU를 탈퇴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2020년 1월 영국이 떠나면서 EU는 27개국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영국은 왜 EU를 떠났을까요? 사실 영국이 EU에 가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1975년에도 탈퇴하려는 시 도가 있었습니다. 당시 노동당을 중심으로 유럽 통합을 자본가들의 음모로 바라보는 시선과, 보수당을 중심으로 자유 무역의 이점을 중시하는 시선이 팽팽히 맞섰습니다. 이에 당시 영국 정부는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 투표 를 실시했고, 국민의 67.2%가 잔류를 선택하면서 영국은 EU에 남아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영국과 EU의 관계는 그리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EU는 단일 통화인 유로화를 도입하고 궁극적으로 경제적 통 합을 이루고자 했지만, 영국은 자국 통화인 파운드화를 고수하면서 유럽의 경제적 통합에 미온적 자세를 보여 왔 습니다.
2. 약 40년 만에 EU 탈퇴 문제로 또다시 국민 투표를 실시한 영국
설 명
영국의 EU 탈퇴 논쟁은 2015년 데이비드 캐머런(David Cameron) 당시 영국 총리가 재집권을 위한 총선에서 EU 탈퇴 여부를 국민 투표로 결정하겠다는 공약을 내걸면서 다시 수면 위로 급부상했습니다. 당시 영국은 이민자 급증에 따른 일자리 부족, 재정 악화 등의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EU를 탈퇴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늘면서 EU 탈퇴와 잔류를 두고 국론이 분열되고 있었습니다. 재집권에 성공한 캐머런 총리는 정작 자신은 EU 탈퇴를 원 치 않았기에 “영국의 미래를 위해 EU 잔류에 투표해 달라”고 호소하며 공약대로 국민 투표를 실시했는데, 이 국민 투표에서 탈퇴 51.9%, 잔류 48.1%로 브렉시트가 최종 결정되었습니다.
2) 브렉시트를 지지한 사람들은 고연령층·저학력층·저소득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역별 투표 결과를 보면, 이러 한 사회적 약자층이 많은 지역에서 브렉시트 찬성 의견이 높았습니다. 이는 EU 가입 이후 혜택을 받은 층과 그렇 지 못한 층이 명확히 나뉘었음을 보여 주는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반EU 정서는 과거 대영 제국에 대한 향 수가 짙은 고연령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65세 이상 고연령층의 투표율이 90%를 넘었기 때문에 이 연 령층의 투표는 브렉시트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습니다.3) 한편 저학력층·저소득층은 EU 회원국에서 유입되는 노동 력 때문에 임금이 하락하는 상황을 우려해 브렉시트에 찬성했습니다.
3. 영국 국민들이 브렉시트를 지지한 이유
설 명
브렉시트를 찬성한 사람들의 주장을 세 가지 측면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EU 회원국 출 신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 증가로 영국 국민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된다는 주장입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1분기 영국 내 EU 회원국 출신 외국인 노동자 수는 약 215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 비 11.6% 증가했습니다. EU 회원국 출신 외국인 노동자는 영국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기에 들어선 2014년부터 매년 10% 이상 증가했습니다. EU 비회원국 출신 노동자 수가 120만 명 정도로 꾸준히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증가세였습니다. 이로 인해 영국 국민들은 자신들의 일자리가 위협받는 것에 불안을 느 꼈습니다.4) 한편 영국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처럼 국가가 국민을 책임지는 폭넓은 복지 정책을 펼치고 있 습니다. EU 내 거주와 이동의 자유에 따라 영국으로 유입되는 외국인들은 영국의 광범위한 복지 혜택을 누리게 되는데, 이로 인한 국가 재정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졌습니다
4. 브렉시트 후 혼란을 겪고 있는 영국 경제
설 명
브렉시트 이후 영국 경제는 어떤 모습일까요? 코로나19의 확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여러 요인이 겹치긴 했지만, 영국 국민들은 브렉시트 이후 큰 혼란을 겪고 있습 니다. 무엇보다 브렉시트의 원인이 된 저임금의 외국인 노동자가 빠져나가면서 트럭 운 전사의 수가 급감했고, 이에 따라 물류 운송 대란이 발생했습니다. 주유소에 기름이 공 급되지 못해 사람들이 차에 기름을 넣지 못하는 상황까지 일어났습니다. 영국과 EU 국 가 간 택배 배송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에 따라 EU 국가의 일부 온라인 쇼핑 몰은 영국으로 배송해야 하는 주문을 아예 받지 않기도 했습니다.
큰 폭의 물가 상승세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022년 10월에 전년 동월 대비 11.1% 를 기록했고, 11월에도 10.7%로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물가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이 2021년 12월부터 기준 금리를 대폭 인상해 왔는데, 이에 따라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 지고 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3년 영국의 경제 성장세가 주요 7개국(G7)6) 중 가장 낮을 것으 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브렉시트 이후 2년이 지난 현재, 영국에는 EU 탈퇴를 후회하는 ‘브레그렛(Bregret, Brexit + Regret)’이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영국의 여론 조사 기관 유고브(YouGov)의 조사에 따르면, 브렉시트가 잘못되었다고 답한 응답자 가 56%, 브렉시트가 옳았다고 답한 응답자가 32%로 나타났습니다.7) 런던에서는 EU로 돌아가자는 대규모 시위 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이 이렇게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은 정치적 안정이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영 국은 2022년에만 벌써 세 번째 총리를 맞았습니다. 2022년 10월 영국 역사상 최초의 인도계 리시 수낵(Rishi Sunak) 총리가 취임했는데, 2016년 브렉시트 국민 투표 이후로는 다섯 번째 총리입니다. 신임 총리는 브렉시트 전후로 경제적·정치적 혼란을 겪으며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고 새로운 영국의 미래를 제시해야 하는 어려운 임무 를 맡게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영국은 어떤 미래를 맞이할까요?
https://econedu.go.kr/mec/ots/brd/list.do?mnuBaseId=MNU0000124&tplSer=4
(해당 내용은 기획재정부 경제배움을 이용하였으며 해당링크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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