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농산물 가격 파동은 왜 자주 일어날까?
설 명
우리는 종종 언론 보도를 통해 정부 청사나 국회의사당 앞에 쌀이나 양파 등 농산물을 쌓아 두고 시위를 벌이는 농민들을 볼 수 있습니다. 정부나 국회에 농산물의 가격 폭락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모습입니다. 농민들이 땀 흘려 키운 배추나 무를 시장에 내다 팔지 않 고 밭에서 갈아엎는 모습 또한 낯설지 않습니다. 애써 생 산한 농산물을 싼값에라도 팔면 생산비의 일부라도 회 수할 수 있을 텐데 왜 갈아엎는지 의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농민들의 입장에서는 농산물을 수확하고 판매하는 데 드는 인건비·포장비·운송비 등을 따지면 차라리 갈아엎는 것이 손해를 줄이는 선택일 수 있습니다.
2. 농산물 가격 파동이 자주 일어나는 이유
설 명
일반적으로 상품의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수요보다 공급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공 급이 늘어나 상품의 가격이 하락하면 수요량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에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는 쉽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경제학에서는 가격이 변할 때 수요량이 변화하는 정도를 탄력성으로 설명합니다. 일반적으로 가격의 변화에 그 상품의 수요량이 크게 변화하면 탄력적이라고 하고, 크게 변화하지 않으면 비탄력적이라고 합니다. 이를 수요의 가격 탄력성이라고 하는데, 농산물은 가격의 변화에 비해 수요량의 변화가 크지 않은 비탄력적 성격을 지니고 있 습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쌀값이 떨어졌다고 해서 밥을 더 많이 먹거나 쌀값이 올랐다고 해 서 밥을 더 적게 먹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3. 농부의 역설
설 명
옛날 농촌의 어른들은 자식들에게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열심히 농사를 지을 것을 당부하곤 했습 니다.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게 된다는 뜻이었을 것입니다. 물론 농산물의 수확량 자체로만 보면 맞는 말입니다. 열 심히 노력해 농사를 잘 지으면 수확량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풍년이 들면 농가의 수입은 증가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위에서 살펴본 가격 파동으로 인해 풍년이 들 때 농가의 소득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국민이 1년 동안 소비하는 배추의 양을 100만 포기, 배추 한 포기의 값을 1,000원이라고 가 정하면, 농민들의 총수입은 10억 원(100만 포기×1,000원)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풍년이 들어 배추 생산량이 120만 포기로 늘어나 공급이 20% 증가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농산물의 수요량이 가격에 대해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배추 가격은 한 포기에 500원으로 절반가량 폭락할 수 있습니다. 풍년으로 농산물의 생산량이 늘었지만 가격이 폭락하는 바람에 농가의 총수입은 6억 원(120만 포기×500원)으로 전년보다 4억 원 감소하게 됩니다. 한편, 흉년이 들어 배추 생산량이 전년의 100만 포기에서 80만 포기로 줄어들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배추 농 사는 파종에서 수확까지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즉, 공급량 이 가격에 대해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배추 가격은 한 포기 에 2,000원으로 두 배 상승할 수 있습니다. 흉년이 들어 농 산물의 생산량이 줄었지만 총수입은 16억 원(80만 포기× 2,000원)으로 전년보다 6억 원 늘어나게 됩니다.
이처럼 풍 년이 들면 농산물의 가격이 급락해 농가의 수입이 감소하 고, 흉년이 들면 농산물의 가격이 급등해 농가의 수입이 증가하는 것을 두고 ‘농부의 역설’ 또는 ‘풍년의 역설’이라 고 부릅니다.
4. 농사에 영향을 주는 요인
설 명
농산물의 생산량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기상 여건과 재배 면적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봄에 2,000원 가량 하는 배추 한 포기의 값이 여름에는 약 8,000원까지 오를 때가 있습니다. 여름에 배춧값이 자주 폭등하는 것 은, 무더위나 장마가 배추의 생육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2022년 5월 20일을 기준으로 배추 10kg 도 매가는 평년보다 77% 급등했습니다.2) 농산물의 재배 면적은 바로 전 해의 농산물 가격에 크게 영향을 받곤 합니 다. 바로 전 해에 특정 품목의 농산물 가격이 높았다면 농민들은 소득을 높이기 위해 해당 품목에 대한 재배 면적 을 늘리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동일 품목에 대한 재배 면적이 확대되면 생산량이 늘어나 가격은 폭락할 가능성 이 높아집니다. 소득을 높이려고 한 농민들의 의사 결정이 오히려 소득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의 농산물 총생산량은 약 1,500만 톤으로 전년보다 256만 톤가량 줄어들었 지만 농가 소득은 가구당 130만 원 정도 늘어났습니다. 2011년에는 반대 현상이 일어났는데, 농산물의 총생산량은 2010년보다 113만 톤가량 증가했지만 농가 소득은 오히려 197만 원 정도 감소했습니다. 2012년에는 농산물 생 산량이 2011년보다 189만 톤가량 감소했지만 농가 소득은 88만 원가량 늘어났습니다.
농산물 생산량이 늘어나면 농가 소득이 줄어들고, 생산량이 감소하면 농가 소득이 늘어나는 ‘농부의 역설’ 현상이 3년 연속 나타난 것입니다.3) 19세기 미국에서는 옥수수(Corn)와 식용 돼지(Hog)의 생산량과 가격이 일정한 주기를 두고 등락을 거듭하는 현 상이 나타났습니다. 옥수수가 풍년이 들어 생산량이 늘어나면 옥수수 가격은 크게 하락합니다. 이 경우 농가는 다 음해에 옥수수 재배 면적을 줄이고, 대신 돼지의 사육을 늘립니다.
그러면 옥수수의 생산량이 줄어 옥수수 가격이 오르고, 사육 두수가 늘어난 돼지의 가격은 하락합니다. 그 다음해에는 옥수수 재배 면적을 늘리는 한편, 돼지의 사육 두수는 줄이게 되고, 이로써 옥수수 가격은 하락하고 돼지의 가격은 상승합니다. 이처럼 일정한 시차를 두고 옥수수와 돼지의 생산량과 가격이 등락을 거듭하는 것을 ‘콘 호그 사이클(Corn-Hog Cycle)’이라고 부릅니다. 올 해 가격이 높으면 내년에도 계속해서 높을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만들어 낸 현상입니다
5. 농산물 가격 파동이 주는 교훈
설 명
농산물 가격 파동은 농산물만의 문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올해 농산물 가격이 높다고 해서 내년에도 높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는 농산물 시장뿐 아니라 주식 시장이나 부동산 시장에도 해당합니다. 주식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 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로 더 많은 사람이 주식 시장으로 향하지만,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말처럼 급격한 주가 하락이 이어질 때가 많습 니다. 불과 몇 년 전에 아파트 가격이 끝을 모를 정도로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지역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금은 전반적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주택 담보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이 원리금 상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보도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농사를 짓거나 주식 투자를 할 때는 먼저 경기와 해당 시장의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즉, 투자하거나 거래하고자 하는 상품만이 가진 특성을 파악하고, 과거에 어떤 가격 흐름을 보여 왔는지 면밀히 분석한 후에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선택이 필요한 순간은 우리 삶의 곳곳에 자리하고 있 습니다.
https://econedu.go.kr/mec/ots/brd/list.do?mnuBaseId=MNU0000124&tplSer=4
(해당 내용은 기획재정부 경제배움을 이용하였으며 해당링크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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