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도파밍(On Dopamine Farming)
도파민은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경험할 때 분비되는 신경전달 물질이다. 그리고 파밍은 게임용어로서 플레이어가 게임 캐릭터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농작물을 수확하듯 아이템을 모으는 행위를 말한다. 도파밍은 즐거움을 가져다줄 수 있는 도파민이 분출되는 행동이라면 뭐든 시도하고 모아보려는 노력을 의미한다.
<이 챕터의 단 하나의 keyword>
도파민과 세로토닌
도파민: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경험할 때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호르몬)
세로토닌: 마음을 편히 갖고 명상하고 다른 사람을 도울 때 나오는 호르몬
벌써 하트시그널2가 방영된지 5년이 지났다. 그 당시 등장인물에 대한 설명이 도파민과 세로토닌으로 나와있어 가져왔다.
도파민과 세로토닌은 사실 예전만해도 크게 주목받지 않았던 호르몬이다. 5년 전에 방영된 <하트시그널2>에서 한 남성 출연자가 두 여성 출연자에게 선택에 대한 갈등을 설명하면서 등장한 위 캡쳐는 시청자들에게 선택에 대한 이해를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지금 23년 등장한 '도파민' 밈과 함께 시작된 '도파민' 용어의 열풍은 24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
유튜브 채널 <침착맨>에서 김풍과 침착맨이 토론하는 도파민에 대한 영상이 밈으로 등장한것은 얼마전이다.
도파민의 네 가지 유형
그냥 재미있으니까요.
재미가 전부인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놀이하는 존재 '호모 루덴스(Homo Ludens)'라고 부른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재미를 좇는 존재이고 큰 의미 없이, 별 목적 없이, 돈이 되지 않아도 재미를 찾아 행하고 그것을 공유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1. 랜덤 상황이 선사하는 도파밍
인간의 뇌는 예측 가능한 일보다 예측 불가능한 일을 더 갈망하도록 설계되어있다. 이러한 현상을 '보상 예측 오류' 라고 한다. 우리의 뇌는 결과가 예측을 한참 벗어날 때 만족감이 더 커지며 도파민이 활성화 된다.
미국 드라이브 스루에서는 직원에게 랜덤음료를 주문하는 랜덤 주문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는데, 직원들이 진심을 다해 고객이 무엇을 좋아할 지 생각하며 음료를 제공한다고 한다.
2. 상식 밖의 엉뚱함에서 만끽하는 도파밍
남들 눈에는 이상해 보일 수 있지만,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에서 벗어난 일탈행동을 하면서 사람들은 나름대로 해방감과 즐거움을 느낀다. 서울시에서는 23년 여름 <나만의 한강호 경주대회>를 실시하였는데 여기에 참가한 시민들은 다양하게 한강을 건너는 배를 만들어서 참여하였다.
23년 재활용품으로 배를 만들어 한강을 건너는 대회는 일반 시민들에게 인기를 계속 얻고 있다.
3. 무모한 도전으로 즐기는 도파밍
22년 수능당일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서는 수능 감독 라이브 방송을 하여 큰 인기를 끌었다. 수능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끝까지 쉬지않는 응원 라이브 방송은 수능 응원을 다른 방법으로 즐기며 사람들에게 진정한(?) 응원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4. 기괴하고 가학적인 스트레스 뒤에 찾아오는 도파밍
도파밍의 마지막 유형은 고통과 공포를 선사하는 괴기한 경험 속에서 의외의 재미를 발견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뺨때리기 대회에서는 잔인한 모습을 보면서 죄책감과 쾌감을 동시에 느끼는 '길티플레저'를 경험한다. 또는 <쇼미더머니> 속 디스전, <스우파>, <스맨파>에서 나오는 디스 배틀 역시 사람들의 쾌감을 준다.
요즘 유튜브에서는 개그맨들의 다양한 쇼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메타코미디클럽에서는 서로 비속어를 사용하는 것과 다양한 아이템들을 수위를 넘나들며 상대를 달달 볶는 '로스팅'을 한다. 또 스탠딩코미디쇼 역시 인기를 끌면서 유튜브 채널 <동하하>는 실제 관중들을 디스해나가면서 웃음을 준다. 이 역시 도파밍의 한 사례이다.
우리가 도파밍에 빠지는 이유
1) 재미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가 변하고 있다.
: 일과 놀이 사이의 분명한 경계가 무너지면서 재미와 생산성을 양분하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작업 공간에 유희가 침투했고, 지친 일상에 위로를 건네는 놀이의 가치는 재평가 됐다.
2) 글자로 생각하는 '문자언어'의 세계에서 미디어로 생각을 전달하는 '영상언어'의 세계로 발전했다.
: 쇼츠와 릴스 등 각종 SNS에서 짧고 강력하게 소비자의 눈길을 잡아끄는 숏폼 콘텐츠가 유행하면서 소비자의 집중력이 더 낮아졌따. 놀이의 유형이 과거에 비해 훨씬 더 시각적이고 본능적이며 직관적이고 강렬한 형태로 변화하게 된 것이다.
3)펜데믹 이후 강화되고 있는 실적주의적 사고에 대한 반발로 해석
: 도파밍에서 중요한 단어는 '그냥'이다. 명확한 이유나 목표가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작년까지 '갓생'살기 프로젝트 등과 같이 열심히 살아야한다는 단어가 각광받았다면, 이러한 사회적 압박 속에서 '그냥'이라는 단어로 일탈하려는 것이 도파밍인 것이다. 특히 이태원 사고와 같이 본인의 계획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실패가 계속되면서 목표를 세우고 사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생겼다.
전망 및 시사점
상품과 서비스가 상향 평준화되면서, 이제 기업들이 본업만 잘해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갖기 어려워졌다. 특히 '나노 인플루언서'와 같이 개인 사업자와도 무한 경쟁해야하는 시기이다. 그러므로 이제 스토리텔링을 넘어 '스토리두잉'을 추구해야한다. 스토리를 행동으로 옮기고 실천해야한다는 말이다.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조화를 이루는 삶이 필요하다. 우리의 뇌가 즉각적인 보상을 반복적으로 추구하는 팝콘브레인이 되어가는 것을 경계해야한다.
도파민은 액셀러레이터, 세로토니는 브레이크이다.
둘의 조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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